몰리나르는 향수의 도시, 그라스에서 무려 19세기부터 향수 산업의 역사를 써온 전설적인 브랜드인데요. 향수를 좋아하는 저도 이름만 겨우 들어본 브랜드인데 정말 운좋게 디어마이테이스트 팝업 매장에서 몰리나르의 여러 향수들을 시향해볼 수 있었습니다. 클래식한 향들만 있을 거라는 저의 편견이 무색하게, 무척 모던하고 새로운 향들이 많았어서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체험단 이벤트로 받아본 <니르말라> 향수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

사랑스러운 자주색 리본에서 느껴지듯 <니르말라>의 첫 인상은 무척 기분 좋은 프루티 플로럴 노트인데요. 기본적으로 과일의 달콤함이 많이 느껴지긴 하지만 프레쉬하고 그린한 캐릭터도 제법 있어 싱그러운 이미지도 강한 편입니다. 하지만 <니르말라>의 진짜 매력은 그 위에 더해진 유니크한 늬앙스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바로 열대 과일의 대명사인 패션프룻의 상큼한 향이 더해져 한결 색다른 향이 완성된 것인데요. 자칫 끈적할 수 있는 향이지만 가벼운 시트러스와 부드러운 플로럴이 잘 어우러져 싱그러움과 달콤함, 부드러움의 밸런스를 훌륭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페퍼의 후끈하고 스파이시한 캐릭터도 언뜻 언뜻 느껴지는 것 같아서 열대의 열정적인 이미지가 더 잘 연상되더라고요. 

가벼운 탑 노트가 어느 정도 걷히고 나면, 그 아래로 달콤한 바닐라, 프랄린의 구르멍 노트와 부드러운 우디 머스크가 점점 두드러지는데요. 상큼달콤했던 향이 이제는 좀 더 깊고 진득한 달콤함으로 변해 관능적인 느낌을 만들어내요. 하지만 풍성한 플로럴 노트와 포근한 파우더리 머스크 노트 덕에 지나치게 구르멍 노트로 치우치지는 않았고, 피부에서도 마냥 달콤하기보다 한결 편안하고 부드러운 잔향으로 이어져 무척 좋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니르말라>는 다양한 노트가 섬세하고 정교하게 짜여진 훌륭한 프루티 플로럴 구르멍 향수인 것 같아요. 탑 노트에는 모던하고 Young한 터치를 통해 너무 달콤하거나 성숙한 느낌이 들지 않게 하면서, 베이스 노트에는 강한 임팩트 대신 부드럽고 매끄러운 잔향을 줄 수 있는 노트들을 택해 영리하게 밸런스를 조절하였습니다. 최근에 본 여러 향수들 중 가장 인상 깊은 향수인 것 같아요 :)

발향/지속력 역시 우수하고 특히 지금 같은 추운 계절에 더욱 쓰기 좋은 향수인 것 같아서 강력 추천하고요! 블라인드로 본품을 구매하기 망설여지신다면, 귀여운 7.5ml 롤온 제품으로 먼저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